1. 드라마로서의 오징어게임
오징어게임은 드라마로서 한국사회를 있는 그대로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는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는 작품들도 있지만 현실을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기 보다 현실을 기반으로 패러디한 작품이 대중들로 하여금 현실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청량제역할도 한다.
오징어게임도 후자에 속한다고 여겨진다. 오징어게임이 현대한국사회를 패러디한 작품의 이면에 우라가 익히 알아왔고 누리면서 그 가치를 모르거나 자기비하의 형태로 외면하였던 생활의 한 형태로서의 놀이가 있다.
우리가 누구나 익숙하게 누리던 놀이가 우리의 향수를 자극하고 하나의 문화공동체로서 심리적 연대를 만끽하게 하는 존재들이다.
놀이에는 이러한 의미에 더하여 그 시대상을 반영하는 문화적 가치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다.
비록 놀이가 주로 아이들의 문화라 하여도 아이들의 눈에 보여진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시대상이 그려진다. 오징어게임이 대중들의 미음속 깊이 자리한 어릴적 함께하던 놀이와 그 놀이가 주는 심적 만족감을 이끌어낸것이다.
오징어게임속 등장한 놀이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어릴적 누구나 한번쯤 해본 놀이이고 성인이 되었어도 아이들이 또래와 같이 놀이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 등장하는 꽃이 우리들 주변의 많고 많은 꽃중 무궁화꽃이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의문을 가진다는 것은 그 시절 대유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 놀이의 핵심에 무궁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다시금 그 의미를 반추하게 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놀이가 크게 유행한 시절이 대체로 1960-70년대라고 한다면 그 시대상은 개발도상국시절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하던 시절이고 국가와 민족의 생존, 이를 위한 국가주도의 경제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국가및 한민족공동체형성, 사회문화적 동질성을 강조하던 시절이다.
이를 이해한다면 민족의 상징으로서의 꽃은 자연스레 무궁화꽃이 투영될 것이다. 무궁화꽃이 아이들의 눈에 투영되고 이를 아이들이 그들의 놀이속에 들여와 아이들도 놀이를 통하여 시대흐름에 동참한 것일이다.
이 놀이는 단순하다. 술래가 전복대등에 얼굴을 숨기면 그 사이 참가자들은 술래 몰래 한두걸음씩 다가가고 술래가 얼굴을 돌려 참가자들을 바라보면 그 순간 동작을 멈추며 동작을 멈추지 못하고 동작이 술래에게 발견되는 순간 아웃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여 술래가 얼굴을 돌려 참가자들을 바라보는 동안 참가자를 아웃시키지 못하고 술래자신에 찜하는 순간 술래가 패하는 게임이다.
그러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놀이에 술래가 얼굴을 돌려 눈으로 참가자들의 동작을 보는 순간 참가자가 아웃되고 눈을 감거나 보지 못하는 순간 참가자들이 술래 몰래 움직이고 술래의 눈에 띄지 않는한 생존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성인이나 아이들의 놀이에는 부지불식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신과 시대상이 투영되어있다.
그러하다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놀이에 사람들의 눈에 보여지면 아웃되고 눈에 보여지지 않으면 생존하는 매우 단순한 생존법칙이 놀이의 내면에 존재한다.
그 시대가 모두 생존에 급급하던 시절,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상당한 탈법, 불법한 행동, 반사회적 행동이 만연하던 시절 이들과 같은 생활공간에서 살아온 아이들의 눈에 비친 시대상이 투영된 것이다.
그 시절 다수 어른들의 '먹고살기 위해 그랬다'는 말로 용서가 되던 시절 자신의 탈법, 불법, 반사회적 행동이 타인의 눈에 보여지지 않게 하였다.
타인의 눈에 띄지 않는한 자신이 안전하고 타인의 눈에 띄는 순간 무리, 사회에서 아웃되는 시대상이 아이들의 눈에 보여지고 이를 아이들의 놀이에 스스로 반영하여 아이들이 그 순간, 장차 사회생활에 필요하고 그들의 부모들이 그 시대를 살아남기 위하여 만든 생존게임법칙을 아이들 또한 그들만의 놀이로 그들의 필수적인 생존법칙을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놀이에는 생존과 아웃만 존재할 뿐 생존한 자에게 이에 따른 부와 혜택이 주어지고 패배한 자에게 은전이나 또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패자부활전은 없다.
이에 우리 부모세대들은 생존하기 위해,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탈법, 불법, 반사회적 행위도 타인의 눈에 보여지지 않는한 무수히 감행하였을 것이다.
2. 오징어게임이 현대한국사회에 던지는 의미
오징어게임작가는 오징어게임속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단지 재미로만 이 놀이를 드라마속의 하나의 도구로서 사용했을까.
작가가 오징어게임속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아이들의 추억속의 하나의 놀이로 아니라 생존게임의 하나로 사용하였다는 것은 드라마를 보면 익히 알수 있다.
이 놀이가 주는 사회적 의미는 사회에서 항상 성공과 패배라는 게임속에서 성공은 생존, 패배는 아웃이라는 일상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겪는 사회적 생존법칙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작가도 역시 어린 시절 친구들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놀이로서 하였을 것이다. 작가도 이 놀이를 하면서 이 놀이가 갖는 의미를 알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성인으로 성장하여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적 게임법칙이 바로 자신이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하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의 의미를 비로소 깨달았을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부모세대가 생존을 위하여 만든 생존의 게임법칙에 대하여 이를 비하하려고 드라마에 차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대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게임속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생존게임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에 놀랐을 것이고 이에 대한 사회적 패러디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한국사회에서 생존과 성공을 위한 사회적 게임속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무수한 탈법, 불법, 반사회적 행위들이 행하여지고 있다.
실패는 바로 아웃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들이 타인의 눈에,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한 아무일 없는 것처럼 지나가고 타인의 눈, 사회적으로 드러나는 한 아웃되는 현상이 우리들 주변에 무수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바로 일상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를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성공은 생존, 실패는 아웃이라는 2분법적 법칙이 적용되고 패자에게 은전이나 또다시 기회를 주는 패자부활전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생존서바이블게임은 보다 치열해지고 지속될 것이다.
오징어게임작가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놀이를 오징어게임이라는 생존서바이블게임에 투영함으로서 현대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생존, 실패는 아웃이라는 2분법적 법칙을 질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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