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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국제

일본의 침체와 재기가능성

by 펠리치타 2024.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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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정문, 아까몬

 

1. 일본의 과거와 현재

일본은 전국의 사무라이들이 천하패권을 두고 다투어온 전국시대에서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천하통일이후 250여년간 에도시대라는 평화로운 시대를 열어 서구열강 특히 미국의 페리제독에 의하여 강제로 개국할 때까지 사실상 쇄국정책을 펼쳐왔다.
 
평화로운 시대를 열면서 도꾸가와 이에야스는 그의 철학적 소신대로 사무라이들에 의한 전란 내지 소란을 잠재우기 위하여 소수의 지배계급을 제외하고 대대적인 무장해제를 단행하고 평민들을 직업에 기반한 세습화하는 신분제도를 확립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오랜기간 전란에 지친 민중들의 호응에 힘입어 거의 250여년간 평화로운 시대와 더불어 상공업의 커다란 발전을 구가하였다.

일부 신분상승이 가능하지만 신분제하에서 신분상승의 길이 사실상 막혀버린 평민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가진 직업의 영역내에서 활동을 하였다.
 
신분제하에서 자신이 세상에 대하여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자신의 영역인 직업이나 신분등에서 활동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오랜기간 갈고 닦아 자신의 분야에서 다른 사람보다 기술이나 기예들을 뛰어나게 하는 장인정신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일본의 에도시대의 문화에서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기술이나 기예, 학문등을 심도있게 연마하고 연구하여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게 되었다.

에도시대의 이러한 분위를 반추하는 것으로 현대일본에서 자주 사용되는 명인이라는 용어가 이를 보여준다.
 
우리는 명인이라는 용어에 일반적으로 익숙하지 않지만 주로 바둑세계에서 뛰어난 최고봉의 바둑기사에게 명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음을 지난 60-80년대의 언론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각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존경과 부러움의 명칭으로 명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으며 현대일본의 사회에서도 그 영향이 보여진다. 바둑명인, 다도명인, 서예명인등의 그 예이다.
 
명인은 장인정신의 최고봉인 것이다. 명인으로 대표되는 장인정신은 일본사회저변에 흐르는 하나의 거대한 기류이다.

이러한 흐름은 태평양전쟁이후 현대 일본이 구가한 거대한 경제성장의 배후에 일본인특유의 장인정신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일본이 구가한 전후의 경제성장의 배경에 한국전쟁에 의한 전쟁특수가 있었지만 명인으로 대표되는 장인정신이 발휘되는 각 분야에서의 전문가가 존재하였다.

독일의 Meister에 해당하는 장인이 되기 위한 기나긴 험난한 여정은 오로지 한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한우물파기에 해당한다. 이는 서구의 중세시대 도제제도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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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I시대에서의 일본의 재기가능성

장인이 되기 위한 한우물파기는 자기가 선택한 한 분야에 대하여 보다 세밀하고 집약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가질수 있어도 변화가 빠르고 전혀 이질적인 다른 분야와의 협업이 요구된다.

특히 인간정신세계의 일부를 대신할 수 있는 AI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에서 과연 이러한 다른 분야와 교류를 사실상 단절하는 장인정신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장인정신은 자신이 택한 한분야에서 의미를 가지지만 자신이 택한 분야가 그 내용이 달라지고 다른 분야와의 융합으로 전혀 다른 내용이 도출될 때 과연 이를 이해하고 적응하여 일정한 형태의 산출물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
 
일본 내부적으로 장인정신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이 대대로 자랑하고 그의 효용성을 널리 전파한 장인정신이 오히려 일본이라는 국가가 시대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장애물로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정도이다.
 
물론 일본이 지닌 장인정신이 그 효율성을 극대화한 시대는 산업화시대로 이해된다. 산업화시대는 다른 분야와의 협업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제조업, 건설업, 의약분야, 학문영역도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가 되면 충분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여 다른 이질적인 분야와의 협업이 필수적이고 이를 행하지 않으면 전혀 새로운 기술. 이론들이 산출될 수 없는 시대에 일본을 포함한 우리가 살고 있다.

현대 일본은 1980-90년대 경제적 호황이후 발생한 부동산버블이 꺼짐으로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경제적 암흑기를 지나왔다.
 
경제적 침체기가 비록 미국이라는 패권국에 의한 플라자합의라는 사실상의 50%에 가까운 엔화평가절상에 기한다고 하여도 일본자체의 내적인 문제가 존재함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고 재차 경제적 부흥을 위하여 지난 아베정권은 인위적인 일본엔화약세를 포함하여 거대한 재정지출로 침체된 수요를 야기하고자 하였다.
 
10여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호는 부흥을 위한 움직임이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과연 일본은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는가. 일본이 일어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강구될 수 있다.

필자는 일본의 저변에 흐르는 보다 폐쇄적이고 외부가 아닌 자신의 내부로 향하는 정신세계가 닫혀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필자의 일본여행중 일본인특유의 폐쇄적이고 내적으로 향하는 문화가 존재하는 것을 경험한 것에서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다분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필자가 동경대를 방문할 기회가 있어 우연히 여러 동경대생과 대화를 하는 도중 다소 외국인과의 소통 내지 대화를 무언중 피하는 느낌을 가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내적인 면에 치중하는 장인정신이 불필요하고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AI가 어느정도 인간정신을 대신하는 시대라고 하여도 AI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시대 자기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지금도 유효하고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자기만의 전문성이 자기만의 분야에서 안주할 때 이는 그 순간부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자신의 장인정신에 기한 전문성에 더하여 타인과의 소통, 이질적인 분야와의 협업등이 현 시대가 요구되는 것이다.

과연 일본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하여 경제적 성장을 성취할 것인가.

현대 일본에 있어 필요한 것은 일본 전국시대에 등장한 걸출한 인물인 오다 노부나가가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하여 자신이 과거의 유산이라고 여긴 구습들을 과감히 타파하는 다소 기이하고 과감한 행동이 요구되는 것과 같은 과감한 인식전환 내지 내적인 변화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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